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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Drama

푸른거탑, 눈 뜨고 당하는 반전의 임팩트

by 라이터스하이 2014. 2. 12.



<푸른거탑 리뷰를 쓸 때마다 고민이 하나 있다. 이걸 버라이어티로 보내야 하나 드라마로 보내야 하나. 시트콤이라기엔 진지하고, 정극이라기엔 애매한 포지션의 밀리터리 극. 아무튼 리뷰는 리뷰니까~!!>



최초라는 수식어는 푸른거탑에게 많은 플러스를 가져다 줬다. 밀리터리 드라마 하면 '일단 푸른거탑'이라는 수식어가 함께였다. 뺏았다가 줬다 하는 예능 시청률 1위같은 것이 아닌 말 그대로 처음이라는 말. 육아 버라이어티로 '아빠어디가', 자고 오는 여행으론 '1박2일'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처럼 말이다. 얼마 전 대규모 멤버교체를 선언한 진짜사나이는 지금 내리막을 달리는 모양새다. 반대로 푸른거탑은 케이블이란 장점을 빼더라도 꽤나 안정적인 모습이다. 


인식의 차이라지만, '원조인가 아닌가 하는 점'도 푸른거탑이 달고 있는 날개 중 하나다. 그러나 원조인가 아닌가만으로  두 프로그램의 흥망을 결정지을 수는 없다. 원조라고 해서 갔는데 맛 없으면 두번째 집으로 가는 게 요즘이니까. 푸른거탑의 가장 큰 장점은 판타지와 현실을 오고가는 사건, 그리고 그 속에서 연출되는 위트와 스토리텔링에 있을 것 같다. 대표적으로 2월 5일 방영된 총기보관함 열쇠분실사건을 보면 진정한 푸른거탑의 비결을 알 수 있다. 장까지 살아서 가는 캡슐 같은 그들의 롱런 이유를.




 

들었다 놨다, 깨알 같은 공감 소재

황재성과 김재우 분대장의 전쟁이 시작되는데, 그 이유는 너무 간단하다. 헌혈하러 온 간호사가 김아중처럼 우아하고 예쁘다고 거짓말한 김재우. 그 간호사는 충격적이게도 UV코디 황복순 여사였다. 그 말 그대로 믿고 한걸음에 달려간 황재성. 드디어 시작된 소대장의 예상된 뒷끝작렬, 그 복수극의 서막이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분대장과 소대장의 장난으로 시작된 이 혈투. 현실성이 50%라면 나머지는 판타지에 가깝지만, 소재의 힘은 생각보다 컸다.


만만하지만 계급은 소위인 소대장. 사병으로써 실세에 있긴 하지만, 장교에게는 개길 수 있는 한계가 있다는 점. 깨지 말아야 할 현실의 룰. 그 아슬아슬한 작두 위에서 줄타기하며 갈등의 전쟁을 풀어내는 것. 푸른거탑의 밸런스는 소치의 이상화만큼 흥미롭다. '아 군대에서는 이런일도 있지'로 시작해 '그러다 보면 이런 일도 있을 수 있지 않을까?;란 가정의 괴리감을 개그와 연기력으로 희석하는 만만치 않은 작업들, 푸른거탑은 매회 그 일을 하고 있다.




갈등의 시작과 라이벌 구도

이렇게 소재를 건드리면 언제나 갈등은 어떻게든 시작된다. 최근 푸른거탑 리턴즈가 자주 애용하고 있는 것이 사병과 장교의 갈등이다. 특히 김분대장과 황소위의 밀당. 정말 믿기 힘들겠지만, 사랑싸움을 보는 것 같은 달달한 부록이 있다. 충~성!과 충~~생! 사이의 짜릿한 기류랄까. 전처럼 여장교나 여군을 게스트로 투입하지 않아도 전혀 아쉬울 게 느꺼지지 않는 이유다. 


황소위의 여성스러움이 의외로 여자게스트의 부재를 느끼지 못하게 한다. (물론 게스트로 출연했던 홍석천 포스만큼은 아니지만) 갈등의 사이즈가 사병과 사병에서 사병과 장교로 옮겨가면서 그 긴장감을 키워가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 긴장감을 재미로 바꿔주는 발같지 않은 발연기. 깨알 같은 푸른거탑의 포맷이라 할 수 있겠다.




해피엔딩인 척 위트있게 한번 더 꼬아주는 반전의 임팩트

미디어나 책을 볼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처음과 마지막이다. 가장 중요한 건 피니쉬란 것, 두번 세번 말해도 지나치치 않는다. 잽은 실컷 날려놨는데 마무리가 시원치 않으면? 시청률 하락은 따놓은 당상이다. 푸른거탑의 마무리는 상상 그 이상은 아니지만 평균 이상의 반전을 주고 있다. 열쇠를 잊어버린 김재우와 열쇠가 자신에게 있었다는 걸 알고 양심선언을 한 황소위. 두 사람은 모두가 행복한 결말은 아니지만, 이 정도만 해도 푸른거탑다운 결말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훈훈한 마무리 같은 거 말이다.


하지만 황소위는 결국 열쇠가 자신에게 있었고, 몰랐다는 걸 김분대장에게 들키게 됐다. 기대가 적어서일까? 모르긴 몰라도 반전 그대로의 반전을 보여줬다. 요즘 자주 쓰이고 있는 2번 꼬는 반전(꿈에서 깨어났는데 또 꿈인 인셉션같은 설정) 푸른거탑은 보는 사람의 뒷통수를 노리는 센스있는 반전을 매번 보여준다. 그 반전이 로또는 아닐지라도, 기대 이상의 아기자기한 반전은 푸른거탑을 다시 찾게 만드는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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