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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Variety

리얼은 가고 토크가 오는 2014년 한국예능

by 라이터스하이 2014. 4. 8.



토너먼트식으로 진행되던 리얼 버라이어티들. 슈스케로 시작된, 일반인을 포함한 오디션 프로그램의 쓰나미는 K팝 스타란 잔재를 남기며 물러갈 예정이다. 슈스케5의 혹평과 미진한 존재감은 그 사실의 증거로 충분한 지금이다. 활활 타오르기 시작하면 빨대를 꽂아 뼛속까지 뽑아먹으려는 방송국들의 심리와 섭리는 생각보다 빨리 오디션에 대한 긴장감을 떨어트였다. 피곤함을 느끼게 했다. 그렇게 물러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유명무실 K팝스타만 고군분투하는 2014년이 되었다.


그러면 이제 어떤 프로그램이 올 것인가가 최대의 화두다. 트렌드를 빼고 대한민국 예능을 이야기할 수 없다. 지금의 트렌드로 보자면 더욱 더 세부적이고 심층적인 토론 형식이 단연 화두다. 케이블이나 종편들이 조심스레 시작한 이런 프로그램들은 변화없는 포맷의 공중파에서 시청자들을 야금야금 뺏아왔다. 종편이 슬슬 발동걸린 모습이었다. 마녀사냥, 썰전 등 이런 앉아서 씹 뜯고 맛보는 프로그램들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자극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은 그 이상으로 익숙한 공중파의 토크쇼에 만족하지 못하고 새로운 채널을 향해 달려나가고 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돌고도는 트렌드와 경쟁의 피로

결국 오디션 프로그램과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이 생각보다 빨리 무너진 것. 가장 큰 이유랄 것 없이 이건 트렌드라고 인식하는 게 속편하다.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패션만큼이나 돌고도는 대중문화의 소비형태기 때문이다. 80,90년대 흥하던 토크들이 다시 돌아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심에는 첫 번째로 신선했던 경쟁프로그램들의 과잉경쟁으로 인한 피로감, 그리고 더 이상 쎈 걸 만들어내지 못하는 컨텐츠의 부족으로 꼽는다. 


오디션에 등장하는 그들만큼이나 제작진도 피튀기는 전쟁을 하다보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쎈걸 들고 나오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악마의 편집이라 불리던 슈스케다. 가장 오래갈줄만 알았던 그들도, 영원할 줄 알았던 슈스케의 지금은 너무나 처참하다. 대중들도 결국 이 스트레스와 신선함없는 족욕에서 발을 뺀 거것이다.




리얼은 가고 토크가 온다

그 뒤에서 묵묵히 시청률을 조금씩 갉아먹던 토크쇼, 오디션의 몰락은 다시 테이블에 조명을 켜기 시작했다. 기존의 조용했던 토크쇼에 조금 쎈 주제, 다루지 못했던 주제들을 케이블에서 다루기 시작했다. 마녀사냥은 19금 토크로, 썰전은 공중파에서 까지 못하는 정치인들이나 연예 이야기를 꽤나 과감하게 다루기 시작했다. 종편과 케이블의 이런 추세는 공중파에도 이어져 유재석을 대표로 한 나는 남자다 등의 파일럿을 만들어내고있는 지금이다. 이 역시 당분간 트렌드가 되어 다음 트렌트가 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제 아무리 파일럿이라 해도 유재석과 빵빵한 게스트들까지 모았다는 건, 이미 포맷의 검증이 어느정도 완료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꼼수라기엔 올인하는 모양새다. 이는 기존의 토크쇼들, 해피투게더와 라디오스타 역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게스트들에 따라서 시청률 폭이 심하게 왔다갔다 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파일럿 프로그램들의 상승세가 유지된다면? 굳이 동시간대에 방영되지 않더라도 더 이상 쎼 보이지 않는 프로그램은 존재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카피라이터가 카피정신을 발휘하던, 쎈 주제와 게스트들로 방향을 달리하던, 어떤 식으로던 기존 토크프로그램들 역시 변화를 꽤 할 수 밖에 없다. 싸우고 부딛히는 것에 열광하던 대중들은 편안하고도 깨알같은 드립이 있는 토크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앉아서 진행되는 토크 역시 언제까지 대중의 귀와 눈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한 물간 오디션 프로그램의 다음 타자로 내정된 것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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