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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Variety

확대편성 최대 피해자는 무한도전?

by 라이터스하이 2014. 4. 16.



KBS가 불을 지핀 편성시간의 꼼수. 5분, 10분 정도 더 빨리 출발해 시청자의 눈을 돌리려는 일요예능. 이런 추세는 역시 토요 예능도 조금씩 불을 지펴나갈 것 같은데. 불후의 명곡이 6시 5분에 시작한지는 꽤 되었지만, 스타킹과 무한도전은 아직까지도 약속한 그 자리에서 출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타 방송국들의 견제를 무시할수만은 없는 무한도전. 결국 늘어난 추가 10분의 방송시간은 무도에게 아킬레스건이 되고있는 모양새다. 물론 전보다 더 늘어난 장기 프로젝트의 갯수, 이런 영향도 적지않은 느낌이지만, 흐름이나 완습조절이 전보다 느슨해지면서 무한도전은 전만큼의 쫄깃함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시청률 10%대까지 떨어진 무한도전

그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 바로 10%대 까지 떨어진 시청률이다. 17%-18% 정도에 육박하던 무한도전의 시청률이 차츰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와 비교했을 때에도 최하의 수치를 보여주는 기록이다. 매니아층은 그대로 채널고정을 하고있다는 가정하에, 소위 뜨내기 시청층이 확 빠졌다는 게 추론이다. 늘어난 방송시간과 10%대로 떨어진 시청률에 대한 부담이 슬슬 무한도전을 압박하고 있다는 게 스피드 레이서 특집에서 드러나고 있었다.




사라져가는 자막의 깨알

긴 대사가 없어도 무한도전의 해골 아이콘과 자막 한 문장은 장면들의 마무리로 충분했다. 하지만 깨알같은 자막도 확대편성이 늘어남에 따라 전만큼의 다이나믹함을 선하사지는 못하고 있다. 2% 부족한 웃음도 자막으로 센스있게 포장해 다시 한 번 빵터지게 했던 그 날의 깨알 자막이 이제는 설명문구에 가까워지고 있다. 다른 예능의 자막처럼 말이다. 남발할 수 밖에 없는 무한도전 제작진의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무한도전을 꽤 오래 봐왔던 필자에게 자막의 역할이 전보다 덜하다는 게 꽤 뼈아픈 지금이다.




개그에 대한 부담감

스피드 레이서를 보면서 제일 측은했던 장면이 있다. 코스 테스트를 하기 위해 차량 탑승을 하러가는 와중에도 어떻게 재미있게 걸어갈까 하며 부담을 갖는 멤버들의 모습이었다. 전보다 훨씬 심해진 멤버들의 몸개그 욕심과 부담이 피부로 와닿는 장면이었다. 시청자 역시 무한도전을 하루 이틀 보는 게 아니기에 편하게 다가올 수 없다. 구르고 웃겨도 결국 작위적인 웃음인지 아닌지는 그들이 가장 잘 알고있다.




확대편성으로 벌어졌다고 생각되는 장면들, 그 중에서 또 하나가 있다면 먹방장면이었다. 분식을 먹는 모습을 방영했던 무한도전. 박형식과 함께했던 그 날의 추억 돼새김질이 되기도 했지만, 게임을 한 것도 아니었고, 단지 어울려 밥만 먹는 장면이었다. 방영 시간이 타이트했다면 편집되고도 남았을 장면들이었다. 그리고 나가수 때 너무 많이 봐왔던 대결 토너먼트 번호뽑기는 냉정하게 안해도 그만이었을 게임이었다. 그런 상황들이 이제는 끼워 맞춰지고 있는 느낌이었다. 완급조절을 위해 가끔 들어가있었던 장면들의 삽입이 이제는 잦아진 느낌, 먹방 장면에서 확실해졌다.




무한도전 최대매력의 흠집

무한도전의 매력이라면 멤버들의 개성뿐만 아니라, 김태호로 시작되는 연출적인 재미가 컸다. 감각이라고 하면 표현이 될 것 같다. 센스있는 깨알자막과 다이나믹한 편집, 그런 깔끔한 맛이 전보다 덜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보면서 이렇게 스킵을 누를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제작의 퀄리티나 멤버들의 컨디션 난조로 보여지지는 않았다. 완급조절과 리듬이 전보다 깨지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늘어난 방송시간과 아무래도 큰 연관이 있어보였다. 레이싱 특집으로 RPM은 올라가고 있지만, 시청자들이 느끼는 BPM은 어느 때보다 떨어진 무한도전, 극약처방이 필요해 보인다.


무도를 꽤 오래 시청해온 매니아로써 아쉬움이 너무 큰 요즘이다. 아마 확대편성 이후로 차츰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일주일동안 필자가 보는 예능 프로그램, 제대로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프로그램은 무한도전이 유일하다. 가끔 그래도 되는 예능이라지만, 시청률을 확대보도하는 언론들에게 이런 몰매를 맞는 것도 무도 팬들에게는 프라이드 다운이다. 대한민국 버라이어티의 아버지라 해도될 무한도전, 곧 전투태세를 다시 갖출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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