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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Variety

김치녀 양성소? 토크쇼의 심각한 환상자극 일변도

by 라이터스하이 2014. 4. 9.



김치녀 양성소? 토크쇼의 심각한 환상자극 일변도


'리얼 전쟁터에서 갈아탄 스토리채널'들의 귀환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사라지고, 설전과 토론이 오가는 집중토론 방식의 토크쇼가 대세다. 케이블에서 전이되 이제는 공중파 역시 포맷의 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20-30대를 노린 프로그램들이 하나 둘 쎈 주제와 소재를 갖고 불쑥 불쑥 튀어나오는 양상이다. 물론 남자보단 여자 시청자들에게 먹히는 깨알드립의 전쟁터이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평평한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마녀사냥에 이어 전현무를 간판으로 한 트루 라이브쇼나 '나는 남자다'같은 프로그램들, 예상했던대로 채널 하나에 하나씩은 간판급으로 만들어 보려는 모습이다. 뒤로 갈수록 벗고, 싸우고, 말토에 기댈 수 밖에 없었던 리얼 버라이어티보단 소재의 다양성을 꽤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기대는 생각보다 빨리 무너졌다. 토크쇼들은 하나같이 아쉽다는 한숨만 자꾸 나오게 한다. 요즘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필요도 없겠지만, 꾸준히 지켜보지 못할 힘겨움이었다.




토크쇼는 김치녀 양성유발자?

그 가장 큰 이유는 뭘까? 2라운드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토크쇼들이 하나같이 여자들을 위해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자들을 들끓게 하고, 여자들을 부럽게 만들고, 여자들을 자극하게 하는 구성이 뻔하고 뻔뻔해 보인다는 점이다. 명품 가방보다 마음이 담긴 편지가 훨씬 좋다(명품 가방도 좋지만이라는 단어는 쏙 빼놓은 채 말이다)는 오글거림의 끝을 보여주기도 하고, 제목만 라이브쇼인 녹화방송에선 '8살 연하 훈남 남자친구'란 수식어로 전혀 사전협의가 없었던 것처럼 하며 여자들의 부러움을 자극하고 있다. 시청자의 자의식에 찬물을 끼얹는 '남자가 봐도 멋있다는 포장'은 화룡정점을 찍어 버린다.




그런 남자의 흥행 이유

미디어가 온통 이렇다보니 이런 노래도 미친 듯 플려나간다. 가사의 내용을 아시는 분들은 이미 알거다. 소위 '김치녀'라고 부르는 집단에 대한 끊임없고 가감없는 스매싱 한판의 발라드다. 공감되는 가사 하나만으로 실시간 검색어 1위의 기염을 토한 곡이다. 이 노래의 흥행 이유만으로도 얼마나 명품과 성형에 열광하는 지금인지 알 수 있을거다.


적어도 미디어라면 객관적인 잣대를 들이대야 하는 게 아닐까? 토크쇼는 오히려 이런 현실에 무임승차해 부채질을 하는 꼴이다. 막장드라마에서 이제 조금 벗어나는가 싶더니, 환상으로 도배된 토크쇼의 귀환이 다가온 모양새다. 열광, 그리고 열풍이란 단어에서 한발짝 물러선 객관적인 토크쇼가 그립다. 




패널들의 여자쉴드, 언제까지 갈까?

종편들의 패널부족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불러들였다. 허지웅, 곽정은 등 메이저에선 2군인 그들의 인지도도 덩달아 높아졌다. 하지만 그들마저도 하나의 참지못할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는데, 시간이 흘러갈수록 여자들을 옹호하기만 하는 여성쉴드 방향성의 토크만 늘어놓고 있다는 점이다. 대중들, 혹은 독자들이란 어휘를 쓰면서 '여자들'이란 수식어로 시작되는 의견에는 항상 눈치를 보는 뉘앙스다.


마녀사냥 이후 그 어느 때보다 호감으로 변해가고 있는 성시경, 그를 모티브로 삼은 듯, 눈에 불을키며 오마주라도 하려는 모습이 그려지는 것 같아 서글픈 마음이다. 토크에 진정성은 없을지언정 환상자극이란 독은 품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케이블이던 공중파던 매한가지다. 미팅 프로그램에서 여자 출연자가 목을 매달아 자살하고, 명품가방 때문에 남자친구가 생이빨과 이별하는 세상이다.


그 어느나라보다 매체의 영향력이 강한 대한민국 방송사, 시청자들을 부추기는 토크쇼 일변도는 식용유 한 모금 만큼이나 버겁다. 토크쇼 일변도가 남길 시청자들의 눈물자국이 벌써 눈에 선하다. 남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라는 소리가 아니다. 김치녀들이라 불리는 그녀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방향성과 환상과 이상의 갭을 더욱 더 크게 만드는 환상자극이 역겹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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