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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Variety

1박2일 절친특집, 또 한번 드러난 조작! 리얼은 어디에?

by 라이터스하이 2012. 1. 3.

 

여배우 특집과 명품조연 특집으로 깨알재미를 제대로 본 1박2일의 3탄급이라 할 수 있는 절친특집. 나영석은 똑똑했다. MC몽 사건 이후 줄줄이 터진 흡연사태, 이수근 과거 논란에 이어 종지부를 찍었던 태풍과도 같은 강호동의 잠정은퇴. 삐딱하게 매달려있던 KBS의 이 간판 프로그램을 대형 게스트들의 대거 투입으로 시선을 분산시키고 시청률도 되돌려 놓았다.

하지만 "얼마남지 않아서 대충 시청률만 고수하려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을만큼의 구멍 연출의 몰디테일이 눈쌀을 지푸리게 만들었다. 특히나 이번 1박2일 절친특집의 게임과 미션의 과정들에서는 눈감고 지나쳐주기 힘든 민망했던 부분이 많았다. 대표적인 첫 번째 사건으로는 두 번째 휴게소에 들러 미션을 하는 장면에서 나왔다.

운동신경이 좋은 친구들 중 1명만 나오라는 나영석 PD의 말에 SUV팀에서 이선균이 나왔고, 나영석 PD는 "얼마 드릴까요?"라고 묻다가 이선균이 "네?"라고 하자 "여러분이 점심식사를 하실 수 있도록 용돈을 드리겠습니다."라며 부가설명을 했다. 잠시 생각하던 이선균은 상식선에서 가능한 5만 원을 불렀고 그리 어렵지 않게 미션을 수행하며 배를 채웠다. 물론 물은 주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말했지만 나중에 보니 게스트들과 MC들 손손에 물병이 들려있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포착되었다.

물론 인간적으로 물은 줄 수 있다고 생각되었지만 그보다 큰 문제는 조금 늦게 도착한 티코팀에서 나왔다. 장우혁이 내리자 여자 PD는 거두절미 하고 "용돈을 드릴려고 해요, 얼마 원하세요?"라며 물었다. 나영석 PD가 점심값으로 사용된다는 출처를 밝히면서 적정석은 유지할 수 있었던 앞팀에 비해, 아무 설명도 없이 얼마를 원하냐니 장우혁은 큰 망설임없이 맥시멈을 외칠 수 밖에 없었다.

같은 프로그램에 다른 생각을 가진 제작자가 다른 번외 프로그램이라도 만드는걸까? 앞팀의 식사시간을 맞추기 위한 전술적인 연출을 고스란히 드러내면서 긴장감을 입수시켜 버린 장면이었다. 1박2일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게임장면에서 이런 오류를 범하고도 모니터링 과정에서 편집 조차 하지 않았다니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닌가?

연출은 들키지 않고 전달되었을 때 그 파급효과가 커지는 것은 기본이다. 그 과정에서 노출되어 버렸다면 제작자들의 NG상황이고 보는 입장에서는 리얼 야생 버라이어티라 철썩같이 믿었는데 누군가 뒤에서 조작하고 있다고 느껴질 것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퀄리티가 이 부분에 대항하는 것이 아닌가. 5:5로 팀을 공평하게 너누어놓고도 룰에 대한 설명을 편파적으로 전달하는 것도 제작진의 예능감으로 받아야 하나 난감함이 소스라치던 장면이 아닐수가 없었다.

이런 1박2일 절친특집의 몰디테일은 릴레이처럼 이어졌다. 휴게소에서 식사를 떼운 멤버들이 다시 출발해야 하는 시점에서 누군가 1명은 낙오되어야 했다. 이선균이 보기 좋게 자처한 SUV팀에 비해 티코팀은 즉흥적 배신으로 장우혁이 선택되었다. 그 과정에서 또 한번 눈뜨고 봐주기 민망한 옥에 티가 발견된다.

화장실로 뛰어가던 장우혁이 입구에 들어서자 미리 카메라가 '어서오세요'라는 듯이 촬영준비를 마치고 서있다. 카메라 스탭이 순간이동이라도 한 것일까?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어이없는 장면이 실소를 불렀던 두번째 조작스러운 노출이었다. 덕분에 화장실을 간다던 장우혁의 말에 불편한 웃음을 짓던 김종민의 표정이 무척이나 어색해 보였다. 영웅스러워 보이던 이선균의 자진낙오와 이서진의 결단마저 무미건조한 판짜기에 노출되면서 무의미해져 버리는 결과이기도 했다.

국가대표 2명, 탑급의 배우 2명, 한류가수 1명, 다시 모으기도 힘든 이 벅찬 최강의 라인업을 구성해 놓고도 이리 쉽게, 이렇게 허무하게 긴장감을 날려 버릴 수 있을까? 최고의 대우를 받는 1박2일 제작자가 말이다. 대한민국 주말예능 1등이라는 타이틀을 갖고있다면 막이 내릴 때 까지는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게 아닐까. 기본 중에 기본이고 한 번만 더 신경써서 점검했다면 충분히 더 보기좋고 깔끔하게 살릴 수 있었던 부분이라 아쉬울 따름이다.

1박2일이 지금까지 사랑받을 수 있었던 큰 이유중 하나는 편안함일 것이다. 틀에서도 크게 벗어나지 않고 매주 가고싶은 곳을 함께 가보고 느끼는 변하지 않는 느낌. 그런 것들과 함께 1박2일이 붙여놓은 리얼야생 버라이어티라는 타이틀과 맞물려 믿고 본 것이었다. 정말 야생이고 정말 거짓과 꾸밈없는 리얼스러운 리얼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1박2일 절친특집은 그 들키지 말아야 할 비밀들을 모조리 노출시켜 버렸다. 어쩌면 방송에 있어서 조작이라는 단어는 생각하기에 따라, 상황에 따라 연출이라는 말로 어느 정도 감싸줄 수 있다. 하지만 리얼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버라이어티에서는 어디까지가 리얼이고 연출인지 들키지 않아야 비로소 연출이다. 리얼이라 철썩같이 믿는 시청자들에게는 조작 이상의 실망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멤버들의 이미지와 각본을 절묘하게 오버랩시켜 어떤 것이 리얼이고 연출인지 좀처럼 찾기 힘든 무한도전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1박2일 절친특집과 같이 제작진마저 리얼스러운 실수를 연달아 노출한다면 1박2일은 KBS가 아닌 NGC가 더 어울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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