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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Variety

무한도전 나름가수다, 정재형 민폐진행 과잉개성소모의 대형참사

by 라이터스하이 2012. 1. 2.

무한도전은 그간 가족이라는 단어에 조건을 많이 달지 않았다. 함께 고생하고 프로그램을 같이 만들었던 게스트들에게 특히. 무한도전 나름가수다에서 특별MC를 자청했다던 정재형도 그 중 하나다. 무한도전으로 인해, 무도에 의해 대박난 스타라고 해도 더이상 과언이 아닌 정재형.

하지만 무한도전 나름가수다에서 보여주었던 정재형의 MC로서의 진행력과 후배들을 이끌어가는 능력은 성우로 대체될만큼 절망적이었다. 아무리 무한도전 팬이라 하더라도 진행자로서만 놓고 보자면 민망하기 짝이 없을 정도였다.

처음에는 정재형이 무한도전 나름가수다 특집에서 얼굴을 내밀었을 때 반가움이 더 컸던 것이 사실이다. 무한도전에서 나름가수다 경연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자발적으로 동참에 나섰다는 그 마음이 따뜻하고 역시 가족이라는 말은 괜히 하는 말이 아니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와는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정재형의 진행은 유재석을 비롯한 멤버들의 노래에 비해 상당히 실망스러운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중간 중간 버벅거림과 시선처리. 이런 기술적인 문제를 넘어 맥이 끊기고 축축 처지는 것은 견디기 힘들었다. 무도를 보면서 지금까지 이런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을 정도니.

정재형은 물론 MC가 아닌 가수지만 아직 혼자서는 당연히 무리라는 것을 증명해 준 나름가수다 진행자리였다. 그럼에도 CG와 자막으로 덧칠을 아끼지 않았던 무한도전 제작진의 노력이 돋보였지만, 상당부분 채우기는 버거웠다.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지만 지겹다싶을 정도로 연발하는 웃음은 실력과 별개로 과잉개성 소모의 과유불급의 이미지를 강하게 받을 수 있었는데.

그간 MC자리를 넘보았지만 빈번하게 씁쓸한 웃음만 삼켰던 박명수의 표정이 특히나 더 안타깝게 와닿는 순간들이었다. 유재석과 멤버들이 벌떼같이 몰려들어 리액션과 부추김으로 웃음을 주려했지만, 이마저도 갈수록 무미건조해 보이는 것은 왜일까?

정재형은 파리돼지앵으로 그의 재발견을 몸소 실현시켰다. 연기, MC, 게스트 등 그 어느 때 보다 활발한 활동을 하고있는 그. 하지만 과유불급이면 시청자도 지치지 마련이다. 오히려 왕성한 활동들이 과잉개성 소모의 원인이 되고야 만 모습이다. 무한도전 나름가수다 MC에서 그 응어리가 터져버렸고 기억에 남는 부분은 "오홓홓홓"와 버벅거림 뿐이었다.

결과적으로 무한도전과 정재형 양쪽 모두에게 좋은 평점을 가져다 준 섭외는 아니었다고 보여진다. 박명수에게 박번복이라는 타이틀을 가져다 준 노래바퀴도 자꾸 돌리게 되면 지치는 법이고, 존재감없는 길에게 주구장창 빠지라고 한들 무슨 재미가 있을까? 차라리 정형돈과 듀엣을 하건, 아니면 피쳐링을 하던, 처음 출연했던 조력자의 이미지 그대로 무한도전과 공존하는 역할이었다면 녹아들 수 있었을텐데라는 아쉬움, 버리기가 힘들었다.

가족이라는 단어로, 우정이라는 끈끈함으로 정재형의 포부를 여지없이 받아들였던 무한도전, 그런 기분 나쁘지 않은 오지랖과 파트너쉽은 나쁘지않은 일관성이다. 그러나, 짧은시간 급격하게 소모될만큼 소모된 정재형의 이미지를 생각한다면 그를 전방에 내세운 것은 무한도전의 실수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물론 팔은 안으로 굽는다. 그러나 그 굽은 팔을 펴주고 또 다시 굽힐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 무도빠라 불리는 주말 TV앞의 서포터들이다. 좋은 것이 무조건 좋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준 오늘의 결과도 이해하고 배려해 줄 그들을 위해, 조금 더 심사숙고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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