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의 법칙 초창기, 거칠 것 없는 모습에 반해버렸다. 몇몇 도구들을 제외하고 김병만족은 가진것이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몇 시간 후 집이 생기고, 조금 더 지나니 끼니까지 해결했다. 밤에 나가 물고기를 사냥하고 땡볓을 상대로 한 노가다의 결과물들이었다. 그 과정들이 몹시도 힘든 것은 알지만 놓치기 싫었던 정글의 법칙의 가장 큰 재미도 거기에 있었다. 가능할까? 생각했던 것들이 해뜨고 날이 밝으니 하나 하나 되는 모습에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마치 무한도전 봅슬레이 편을 보는 것 처럼.
코로와이족 마을에 도착한 김병만족은 지난 주 포도당에 이어 배부른 저녁을 코로와이 족에게 도움받았다. 그리고 지금까지와 달리 땔감까지 제공받았다. 덕분에 스트레스를 적게 받은 김병만족이었지만 보는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긴장감의 윤활류 역할을 하던 자급자족의 룰이, 없으면 못 먹는다는 정글의 법칙에 대한 환상을 깨고 있었기 때문이다.
과도기라 느끼기에도 무리가있는 이번 주 정글의 법칙, 왜 갈수록 신섬함과 감동은 사라지고 있을까? 물론 아직 크게 와닿을 정도까지는 아니라지만 불안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 사색이 되도록 일만하는 김병만에게 거는 기대치를 조금 줄여야 할 것 같다. 주인공 중에서도 주인공이지만 김병만의 손에서 좋은 집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치는 긴장감과 놀라움보다 이제 익숙한 편안함으로 가고있다.
태미에게 빵빵 터지는 예능감을 기대하는 것도, 우진에게 야생의 사냥꾼을 기대하는 것도 아니다. 처음 무인도에 떨어져 울고 불고 했던 그들이지만 도움받지 않고 결국 스스로 일어섰던 정글의 법칙 멤버들의 변함없는 모습을 보고싶을 뿐이다. 오기라도 좋고, 객기라도 좋다. 뭐라 부르던 힘든 곳에서 절망과 타협하지 않고 노력으로 일궈낸 그들의 노력은 그냥 아름다워 보였다.
오늘처럼 김병만을 제외한 멤버들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낀적도 없을 것 같다. 김병만의 지나친 개성소모와 멤버들의 존재감 하락을 막기 위해서라도 집짓기에 거는 기대치를 조금 낮추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김병만은 잘나가는 1군, 나머지 멤버들은 그저그런 2군을 만들어 버린다면 제작진은 멤버들뿐만 아니라 김병만도 강등시켜 버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오늘날의 유재석, 강호동이 홀로 빛나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님을 생각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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