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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Variety

슈스케 예리밴드 무단이탈, 조작된 부자 거부한 아름다운 거지들

by 라이터스하이 2011. 9. 19.

도를 넘은 악마의 편집에 절정을 달리던 슈스케의 자업자득일까요? 드디어 터질것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김그림을 넘어 시즌3의 신지수에 이르기까지. 악마의 편집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는 논쟁의 저녁만찬을 불러일으키더니 예리밴드 무단이탈이라는 사상 초유의 불명예스러운 오점을 남기게 된 슈스케.


예리밴드 리더 한승오의 글과 모스크바 김소영이 쓴 것으로 보이는 글들이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그간 진실없이 논란만 가중되어왔던 편집문제에 대해서 상당한 부분이 드러나고 말았는데요. 또한 김소영의 글은 최근 슈스케의 뜨거운 감자로 비난의 코너에 몰려있던 신지수에 대한 이야기도 담고 있었는데요. 19일 오후 예리밴드의 기자회견에서 예리밴드가 어느 정도 선까지 논란이 되고있는 슈스케의 편집문제와 속사정을 이야기 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소영의 글에는 무단이탈을 한 적이 없고 화장실을 간 사이에 다른 PD가 찾으러 가라고 시켰으며, 그 짧은 찰나에 편집의 힘으로 무단이탈을 한 참가자로 낙인을 찍어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이것이 사실이라면 슈스케는 정말 트루맛쇼에 나왔던 맛집소개의 짜고치는 고스톱을 넘은 최악의 막장방송이 되겠죠.

김소영이 올린 글만 올라왔었다면 반신반의 했겠지만 동시에 터져버린 예리밴드의 무단이탈은 분명 무언가가 더 있을것 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킵니다. 예리밴드는 11월 초까지 잡혀있는 합숙 일정을 뒤로하고 예리밴드는 무단이탈을 했다고 밝혔으며, 슈스케의 편집으로 입은 피해를 자신들의 팬까페에 글을 남겼습니다.

경악을 금치 못했다던 예리밴드는 1시간 가량 눈물을 흘렸고 다른 어린 탑10 참가자들의 위로를 받았다며 충격을 받은 모습이 역력했는데요, 급하게 원본 공개를 하겠다며 긴급회의에 들어간 슈스케 측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하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입니다.

이를 두고 많은 네티즌들은 예리밴드의 실력과 편집의 결과물이었던 예리밴드의 이미지를 들먹이며 자격이 없다며 석연치않은 빨래질을 하고있는 모습입니다. 물론 모든 통신수단 자제를 요청한 슈스케측의 룰을 깨고 인터넷 검색을 한 사유는 예리밴드가 밝혀야하고 잘못이 있다면 사과를 해야될 부분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악마의 편집이라 불리는 조각모음식의 이미지메이킹은 누군가 밝혀야했고, 자신의 성공을 위한 목적으로 부조리한 행태들을 숨기고 암묵적으로 동의한다면 결국 누군가는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있습니다. 악마의 편집이든 천사의 편집이든 재미만 있으면 그만일까요?

슈스케가 아무리 시청자가 원하는 프로그램이고 방향성도 거기에 맞추어야 한다지만, 참가자들은 꿈이라는 글자 하나에 모든것을 걸고 나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물론 성공을 위해서라면 악마의 편집과 타협쯤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생각을 가진 참가자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결국 숲을 보지않고 나무를 보는것일 뿐이죠.

그 대표적인 예가 김그림이었죠. 그녀는 슈스케에서 악역을 맡으며 장수를 했지만, 결국 가수데뷔 후 반짝하며 잊혀져 갔습니다. 결국 비호감의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낙오해 버린 결과였고, 나올 때 마다 무수히 악플이 달리는 말 그대로 밉상 캐릭터로 낙인이 찍혀버렸습니다. 그 원인으로 돌아가보자면 이슈를 원했던 슈스케의 편집이 원동력이었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큰 미래를 봤을 때 그녀가 원했던 결과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예리밴드의 무단이탈은 100번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교양 운운하며 방법이 잘못되었다며 논쟁을 벌일수도 있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아직 기획사나 슈스케와의 깊은 계약의 관계도 아닐뿐더러, 찝찝한 성공을 포기하는 댓가로 명예를 되찾겠다는 예리밴드의 결단이었죠.

물론 헤이즈의 의견을 묵살하고 독단적으로 묘사되는 장면에서 억울하고 분했다는 예리밴드 자체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결과일수도 있지만, 리더인 한승오가 말했던 악마의 편집에 대한 연장선으로 피해볼 또 다른 참가자들의 입장에서는 총대를 맨 것이기도 합니다.

예리밴드가 최고의 실력을 가진 밴드는 아닐지언정, 24년 간 음악인생에 찾아온 황금같은 기회를 걷어차 버리고 밴드의 명예를 찾으려 애쓰는 흔치않은 밴드라는 사실은 확실하게 알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예리밴드는 이슈메이킹을 좋아하는 슈스케에 조금만 참고 비비면 배고프고 아름다운 거지인 인디를 벗어나 조작된 주류에 한보 앞으로 다가갈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이것은 멘탈적인 문제를 넘어 밴드의 인생과 미래가 걸린 일입니다. 그럼에도 망설임없이 밴드의 명예를 찾기위해 모든 밥상을 걷어차 버렸죠. 거기다가 한명의 낙오자없이 함께 하나가 되서 슈스케를 보기좋게 엿먹인 것은 한승오 한명이 아니라 밴드의 힘이라고 봐야 맞을 것입니다.

한승오에 대한 이미지 메이킹을 마친 혹자들은 예리밴드와 별개로 한승오에 대한 적개심과 비난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따지고보면 한승오가 슈스케에 출연했던 거의 모든 장면들에서 인상을 쓰고 격앙된 표정들만 보여졌으니 그럴만도 합니다. 하지만 한승오로 인해서 슈스케가 조금이라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정정하는 선례를 남긴다면, 결과적으로 그만큼 보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질적으로 좋은 컨텐츠를 받을 수 있겠죠.

지금의 슈스케에게 아무리 시청자가 악마의 편집을 그만둬라고 해봐야 시청자는 한명이 아니기에 영향력를 행사할 수 없지만, 탑10에 있던 예리밴드가 시청자가 보여주어야 할 역할도 대신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결국 남을 바꾸려면 자신부터 바꿔야하고, 좋은 컨텐츠를 받기 위해선 좋은 컨텐츠를 요구할 줄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가만앉아서 욕만 해봐야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죠. 한승오와 예리밴드는 자신들이 가진 탑10 이라는 반지를 밴드의 명예를 위해 되돌려주었고, 결과적으로 참가자들에 대한 대우와 시청자가 누려야 할 컨텐츠에도 변화를 줄 수 있는 역할을 한 것입니다.

바야흐로 서바이벌의 홍수에서 지겹다며 지겹다며 욕을 하면서도 보고있는 우리는 스스로를 위해, 참가자들을 위해 욕하는 것 빼고 무엇을 해주었는지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한승오가 말했듯이 그들은 광대가 아닙니다. 잠이 올 때는 노래라는 약을 먹고, 배고플 때는 꿈을 먹고 달리고 있는 현실속의 인물들입니다. 예리밴드와 한승오가 요구한 것은 돈도, 탑1도 아닙니다.

진정성있는 사과와 해당 영상의 원본 공개로 슈스케에 참가하기 전의 인디밴드로 다시 돌려달라는 것 뿐입니다. 저라면 쉽게 예리밴드의 결정을 못내렸을 것 같습니다. 분명 예리밴드의 방법이 무조건적으로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는 해야할 일이었고 용감하게 총대를 메고 뒤돌아 보지않고 슈스케를 버렸다는 것입니다.

노래에 목숨을 걸리는 슬로건을 던져놓고 편집에 목숨을 걸고있는 슈스케. 슈퍼스타 K의 K가 Kill이 아닌지 스스로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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