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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Variety

위대한 탄생, 감동적인 '이선희 눈물'에 격하게 '공감하지 못한' 이유

by 라이터스하이 2012. 1. 14.

비교적 순위를 예상하기 쉬웠던 이선희 멘토의 멘티. 결과 또한 그리 예상을 빗나가지 못했다. 배수정과 구자명에게 생방송 출전권이 쥐어졌다. 장이정<2AM '이노래'>과 김경주<왁스 '엄마의 일기>모두 정말 좋은 무대를 꾸며주었다고 생각했기에, 그들의 눈물 또한 무겁게 다가왔다. 하지만 쉽게 경험하지 못할 이선희 콘서트에도 서봤으니 탈락보다 더 값진 경험을 한것이 아닐까? 하는 위로도 해주고 싶었다.

누가 떨어질지에 대한 긴장감은 적었지만 이선희 멘토와 4명(배수정, 구자명, 장이정, 김경주)의 멘티들은 따뜻한 분위기로 뿌듯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열정과 순수함이 많이 느껴졌던 그들의 조합이 이선희 멘토와 꽤 좋은 궁합인 것 같았다. 두 명의 탈락자를 골라내야 하는 마지막 순간에도 서로 감정에 복받쳐 눈물 흘리는 모습에서는 순수함이 코끝을 찡하게 만들었다.

이런 애틋한 한편의 드라마에, 이선희의 무릎꿇은 모습에, 공감을 방해하는 억지스러움이 있었다. 최종평가 당인, 4명의 참가자들의 가족, 그리고 이승기와 이서진이 함께 자리했다. 위대한 탄생에 이승기와 이서진의 출연도 꽤나 반가웠다. 하지만 노래를 마치고 평가를 하던 이선희와 이승기, 그리고 이서진은 어딘가 불편해 보였다. 냉정한 평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기립박수 일색의 찬양도 아니었다. 그냥 반반이었달까. 애초에 초대손님이라고 소개했던 게스트였음을 감안한다 해도 남의 잔치에 와있는 것 같은 표정과 시선이었다.

차라리 최종평가 무대 전에 응원과 격려를 해주는 역할이었다면 적어도 공중에 붕 떠있는 느낌은 없었을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무대에 오르기 직전에 가족들을 보며 만감이 교차해 있을 멘티들인데 꽤나 혼미하게 만드는 이들의 조합이 아니었을까 싶다. 배수정, 구자명, 장이정, 김경주. 이 4명에게는 인생을 바꿔놓을지 모르는 중요한 무대인데 적어도 멘탈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최적의 상태에서 경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어야 하는게 아닐까?

이런 참가자들보다 더 긴장해보였던 가족들에게도 최종평가 자리는 보는 내가 더 미안할 지경이었다. 시종일관 칭찬 일색이었던 세 명의 멘트는 가족들에게 기대감을 꽤나 유발할 수 있는 긍정적인 발언들이었다. 물론 예의상 하는 발언들도 꽤 섞여있었겠지만, 탈락했다며 울고 나오는 아들 딸의 표정에 가슴이 무너질 가족들을 생각한다면, 더 솔직하고 냉철하게 평가해줬어야 하지 않을까?

아니면 애초에 빼버리던지 말이다. 그렇게 잘한다 잘한다 해놓고서는 결국 뒤에가서 탈락시키는 것은 조금 가식적이고 잔인하지 않나 생각했다. "아들 뜰이 정말 잘해요 걱정하지 마세요" 라고 말해놓고 당사자에게는 귓속말로 "미안해"라고 말하는 것과 뭐가 다를까싶은 광경이었다. 멘티들이 흘린 눈물에 덩달아 슬퍼하던 이선희의 눈물이 감동적이었지만 공감은 하기 힘들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들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면 의미없는 립서비스보다 단점을 오픈하고 공감해줘서 가족들도 도울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단점을 집중적으로 보완하도록 만든 김연아 선수의 어머니처럼, 피지컬을 메꾸기 위해 정육점을 차린 박지성 선수의 아버지처럼 말이다. 정말 그들의 위대한 탄생에 있어서 조력자들을 불러놓고 클라이막스의 칠리소스로만 사용한 것 같아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그 어떤 프로그램도 립서비스를 담보로 가족들을 이용해서는 안된다. 그것이 위대한 탄생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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