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log/Cinema47

올드보이엔 있고 설국열차엔 없는 2가지 아쉬움 작품성과 재미, 이 2가지를 어느 정도 채운 한국 영화들은 곧 올드보이와 곧 잘 비교된다. 이제 도끼만 들어도, 긴시간 갇혀있는 소재인 영화의 첫장면만 봐도 올드보이가 떠오를때가 있으니까. 박찬욱, 김지운, 봉준호. (물론 독립적인 카테고리까지 넘어가자면 김기덕이나 홍상수까지 있겠지만) 15년이 지난 지금도 헐리웃 스타들의 내한 때 마다 좋아하는 영화 1순위로 아직도 회자되고 있으니 말이다. 냉정하게 이제 개봉 2-3일 밖에 되지 않은 설국열차를 올드보이의 선상에 올려놓는 것 자체가 기염이고 넌센스일지 모르겠다. 그저 개인적 견해로 두 감독 모두 좋아하는 한국 감독이니, 그리고 설국열차 역시 봉준호의 전작들과 비교해 페이소스나 시사성이 다분하다고 느꼈기에 같은 선상에서 비교해 본다. 두 감독은 두말할 나.. 2013. 8. 2.
김기덕 뫼비우스, 29금 센세이션과 왕의 귀환 김기덕이 곧 돌아온다. '온다 간다' 말없이 '난다 긴다'는 명장들의 흥행 풍문에도 꿋꿋하게 불운 딛고 다작을 하는 일관성의 컴백이다. 많은 여자 관객들에게는 안구 레이저 섞인 혀끝축구를, 국내 바이어들에겐 익숙한 손사래 질을 선사 받는 김기덕은 그래도 김기덕이다. 이번에도 자극적이고 불편하고 사회성 짙은 이야기다. 제목은 뫼비우스. 마무리 작업 전 등장한 스틸컷이 아직은 공개된 전부지만 외국 바이어들은 벌써 설레발이다. 국내에서나 햇반 신세지 외국에선 더 한한, 아직은 그들에게 블루오션인 김기덕의 위상이다. 기차에서 우상이라며 싸인 세례도 그리 어렵지 않게 받고 다니는 김기덕의 귀환은 항상 반갑다. 왕의 귀환과 페르소나의 재회 김기덕의 페르소나라 불리던 조재현과 12년 만의 재회는 완성도의 기대감을 제.. 2013. 5. 27.
연애의 온도, 레알리즘이 주는 호불호의 만행 흥행에 안정권이라 할 수 있는 대한민국 영화의 소재. 뭐가 있을까? 조폭, 남북, 연애. 3가지 키워드라면 적어도 불안해 보이진 않는다. 저 3가지 중에서도 잘못 미끄러지면 참패의 쓴잔을 제대로 들 수 밖에 없는 것이 멜로라 부르는 연애 이야기다. 공감대를 기분 나쁘지 않게 건드리면서도 호흡에 대한 완급조절도 잘해야 하는 섬세하고 귀찮을 수 있는 장르다. 멜로 영화로 이 땅에서 그래도 재미를 좀 보고 싶다면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달짝지근한 명대사나 폭풍감동 쓰나미의 명장면으로 여자들의 입에서 후크송의 싸비(후렴)을 불러일으키면 일단 반은 성공 아닐까? 노덕 감독이 만든 연애의 온도는 오히려 그 정반대라 재미있다. 배짱 좋게 너무 리얼하다. 레알스럽다. 그래서 불편했다. 많은 남자들이 연애 중에는 .. 2013. 5. 22.
신세계, 날개 없는 오마주의 초록빛 씨앗 황정민 악용하면 나쁘지만 영화를 볼 때마다 스스로 되새기는 말이 있다.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이 작은 블로그에서 자주 쓰여지는 말이기도 하며 미디어, 특히 2시간 남짓 여러 감정을 끌어내야 하는 영화는 더더욱 피해 갈 수 없는 가시밭길. 흔히 말하는 참조와 표절의 경계, 신세계의 각본과 감독을 맡은 박훈정 감독에겐 더욱 날카로운 잣대다. 이 영화를 두고 흑과 백의 갈등이라는 시선을 보내는 혹자들도 있건만, 필자는 매번 뜨거운 감자가 되기 바쁜 '참조와 표절의 경계'에 대해 이야기 해 보려 한다. 누구의 마음에는 들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한국영화를 만드는 한 명의 감독에게 리스펙트를 담아 이 포스팅에선 그저 오마주라 칭하고 싶다. 신세계를 끝까지 보았던, 중간에 극장 문을 자기 손으로 열고 나왔던, .. 2013. 5. 21.
베를린, 과도기를 넘지 못한 충무로키드(류승완)의 쇼미더머니? 닥치고 일단 보자. 류승완 감독의 영화라면 그랬다. 짝패도 나쁘지 않았고, 부당거래도 좋았다. 종전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그의 베를린이란 영화는 호불호가 극과 극을 달리는 묘한 뉘앙스다. '앙숙이라 불리는 라이벌 구도'도 류승완 감독에게는 쉽게 들이대기 어려웠던 나름의 색깔. 그와 달리 베를린에 대한 평가는 가히 심상치 않다. 시퍼런 칼날의 잣대를 들이미는 리뷰어들이 있는가 하면, 시원한 액션으로 2시간 동안 꼼짝하지 못했다는 극찬도 오고 간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찬사도 아니고, 참을 수 있을 만큼의 혹평도 아닌, '뜨뜻미지근했다'는 반응들이 그 아래를 덮고 있다. 왜 그럴까? 한석규, 하정우, 류승범, 전지현이라는 4명의 네임벨류. 그 높아진 기대치에 대한 실망일까? 아니면 부당거래의 파급력이 기대.. 2013. 2. 13.
용의자X, 영화 제목에 숨겨진 반전의 두 글자 본지 2년이 다 된것 같은 용의자 X의 헌신. 너무 오래된 기억인지, 가물가물한 추억이 되버린 것인지. 용의자X라는 제목의 영화 포스터를 볼 때만 해도 이 영화가 용의자 X의 헌신의 리메이크 판인지 인식조차 하지 못했다. 얼마 전 나름대로 흥미있게 봤던 화차 또한 그런 연장선에 있지 않았을까? 원작의 임팩트라는 것, 모르긴 몰라도 역시 무서울 만큼 사람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뿌리박힘을 선사하는 것 같다. 리메이크의 리스크 스토리라인이 이미 존재하는 시너지는 잠시 잊어두기로 한다면, 리메이크가 갖는 부담감과 그 리스크는 대작일수록 클 수밖에 없다. 최고가 최초를 이길 수 없는 경우를 우리는 영화 속에서 너무 만이 봐 왔기 때문이기도 한데. 원작을 넘어서려면 원작에는 없는 엄청난 반전이 있거나, 또 다른 미친.. 2013. 2. 4.
개들의 전쟁,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찌질이들의 혈투 개들의 전쟁,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찌질이들의 혈투 임권택 감독에게는 죄송(?)하지만 자극적인 영화 포스터를 보고 영화를 고르는 못된 습성이 있다. 그런 면에서 개들의 전쟁은 저절로 다운로드에 손이가는 영화였다. 정우 주연의 바람을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과 비슷했다. 남자라면 다들 이런류의 영화에 클릭부터 하지 않을까? 모르겠다. 중요한 건 영화를 보지 않아도 공감대가 1+1 되어있을 것 같은 영화 포스터의 간결하고 강렬한 포스가 우클릭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못 먹어도 고의 싸비였다. 영화를 보고 난 후의 느낌은 조금 달랐다. 씹고 뜯고 싸우고 피흘리고. 실컷 즐기다 마무리되는 시원한 엔딩을 기대했다. 그런 거친 닭가슴살 같은 속살일줄 알았지만, 보기좋게 뒷통수를 맞았다. 오히려 쫄깃한 닭다리살.. 2013. 1. 4.
아라가미, 저예산으로 담은 미야모토 무사시의 품격 사무라이들의 우상. 싸움꾼들의 이상 미야모토 무사시. 적수가 없었다고 알려지는 이 낭인계 전설의 스토리는 도대체 끝이 없으니. 사람을 잡아 먹는다는 텐구를 일컫는 이름, 아라가미라는 영화 또한 그 연장선에 있다. 그간 만화 영화 가릴 것 없이 매체를 떠돌며 쉴 새 없이 사람들의 머리에 각인되고 있는 미야모토 무사시다. 사무라이에 대한 반감 이전에 우리의 전설이 아니라서일까? 모르는 일이지만 갈수록 식상해지는 것 또한 사실일거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미야모토 무사시라는 캐릭터는 뭔가 모를 섬짓함과 판타지까지 겸비한데다가 휴머니즘까지 갖춘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닐 수 없었다. 지금까지 강하고 여유있기만 한 무사시의 그것과는 달라져있다. 그래서 더욱 재밌다. 일본의 전설적인 사무라이의 품격에 대한 이야기. 그 .. 2012. 10. 8.
[피에타 제작보고회] 돈의 맛이 만든 사생아, 명장 김기덕의 18번째 영화 [피에타 제작보고회] 돈의 맛이 만든 사생아, 명장 김기덕의 18번째 영화 7년 만에 베니스 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김기덕의 영화 피에타. 본격적으로 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7월 중순, 업체 측의 초청으로 피에타 제작보고회에 들러 김기덕과 두 명의 배우 이정진과 조민수를 만나게 되었다. 가는 길도 멀고 오는 길도 멀었지만, 김기덕 감독을 공식석상에서 만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발길을 재촉하게 만들었다. "자비를 베푸소서" - 피에타 - 100년도 훨씬 지난 서울 주교좌 성당에서 이례적으로 김기덕 감독에게 문을 열어주었다고 한다. 덕분에 경건(?)한 분위기에서 피에타의 제작보고회를 만끽할 수 있었는데, 제작보고회 이야기를 하기 전 매번 논란의 중심이 되어 온 김기덕의 발자취를 넘겨짚고 가보려 한다. ".. 2012. 8. 1.